임대주택 – 10년 공공임대 아파트 분양전환 시 분쟁 해결 방법

지금 이야기는 내 가까운 지인 이야기이다. 분당에 살던 지인은 판교를 개발할 때 임대주택에 당첨이 되었다. 매달 엄청 저렴한 비용을 내고 새로 지은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다니. 더구나 분당에서 가장 핫한 판교에 거주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부러웠다. 대부분 다른 사람들은 대출을 끼고 집을 구매하고 이자 및 원금을 상환하려고 허덕일 때 이 친구의 경우는 매달 저렴한 비용으로 새집에 살수 있어 저축도 하고 오히려 여행도 다니고 무척 여유로워 보였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정 반대가 되었다. 그동안 저렴한 임대료에 익숙한 지인은 집을 구매하려고 저축하던 목돈을 다른 목적에 이미 사용한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입주하던 당시 시세와 현재의 시세 차이가 너무 커서 실제 매달 저축을 했다고 하더라도 현재 시세를 내고는 집을 구매할 수 없게 되었다. 10년간 익숙하게 살던 동네를 떠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심지어 판교뿐 아니라, 분당까지 10년간 오른 시세에 지인은 분당을 벗어난 지역에서 전세를 알아보고 있다. 30대 행복이 40대에는 오히려 불행이 된 것이다.

과거 지인을 부러워하던 나는 이미 내 집을 구매하고 그간 시세가 계속 올랐지만, 내 집이기 때문에, 시세에 대해서는 별생각이 없었는데. 지인을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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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아파트는 본문의 내용과 관계없습니다

10년간 몇 배 오른 시세를 내고

내 집을 소유해야 한다고?

최근 10년 공공임대 아파트 분양전환과 관련해서 분쟁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서두에 든 사례처럼 대부분 입주자들은 10년간 살면서 저렴한 임대료에 익숙해져서 10년 뒤 시세를 내고 집을 인수할 때 대출을 끼더라도 집을 구매할 자금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의 주장은 5년 임대 아파트처럼 (이 경우 주변 시세와 분양가를 나누어 실제 시세의 70%을 내고 집을 구매할 수 있음) 10년 공공임대 거주자도 동일한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런 주장을 보고 처음 입주할 때부터 시세를 내고 집을 구매할 수 있는 조건을 알고 임대 아파트를 분양받고 이제 와서 억울하다고 5년 임대 아파트와 동일하게 해 달라고 하는 건 떼법(?)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10년 공공임대 아파트 거주자가 모임을 만들어 길거리에서 시위를 하기도 하고 민원을 제기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정치적 활동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분쟁을 정치적인 활동으로 풀기보다는 법을 통해 권리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최근 우리 법인도 이와 관련된 사건을 상담하는 의뢰인이 많아지고 있다. 만일 우리 법인이 이 사건을 수임한다면 다음과 같은 전략을 고민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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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가 다양한 고객들을 상대로 미리 양식을 만들어 놓은 계약서가 약관이라고 볼 수 있다.

계약서, 약관?

가장 먼저 계약서부터 검토해 보아야 한다. 10년 공공임대 아파트 임차인과 임대인 간의 계약 (약속)에는 10년간 임대료를 얼마를 내야하고, 인상의 한계는 어떻게 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이뿐 아니라, 나중에 분양할 때는 어떤 방식으로 분양가가 산정된다는 등의 정보가 계약서에 모두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이런 계약을 약관이라고 볼 수 있다. (약관은 사업자가 고객들을 상대로 미리 양식을 만들어 놓고 대량으로 계약하는 양식을 말한다.)

그런데 보통 약관에는 깨알같이(작은 글씨로) 많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이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은 전부 읽어보지 않고 중요한 내용에 대해서 서비스 업자의 설명만 듣고 계약을 하기 마련이다.

보통 사업자들이 깨알 같은 내용인에 자신들에게만 유리한 내용 즉 고객에게 불리한 내용을 감추어 놓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문에 분쟁이 종종 일어난다. 이런 분쟁을 조정하고자 약관규제 법이 만들어졌다. 약관규제 법을 보면 지나치게 불공정한 내용은 무효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지나치게 불공정하지 않더라도 고객에게 불리한 내용이 있다면 사업자가 고객에게 미리 명시하고 설명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나중에 명시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지면 해당 조항은 무효가 되는 것이다.

10년 공공임대 아파트의 경우도 약관에 있는 불리한 내용이 사전 명시하고 설명되지 않았다면 약관규제 법을 근거로 법정에서 다투어 볼 만하다.

그런데, 설명을 들었는지를 어떻게 증명해야 하나요?

참고로, 사업자가 명시하고 설명했는지를 증명하는 책임은 사용자(고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에 있다. 예를 들어 계약을 할 때, 해당 항목만 따로 설명하고, 그 항목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지 자필 서명을 하는 등이 명시와 설명 책임에 대한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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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정의 강동원 대표 변호사

공서양속에 위배?

만일 약관규제 법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민사상 공서양속 규정 즉, 민법 103조에 보면 공공의 질서와 선량한 풍속을 위반한 행위를 무효로 본다는 규정을 근거로 법정에서 다툼을 해 볼 여지가 있다고 본다.

물론, 이 조항이 모든 계약서에 해당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건 같은 경우는 충분히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이런 사건의 경우 최종 대법원까지 가지 않더라도 중간에 조정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조정이란 쉽게 말하면 합의를 한다는 뜻이다. 법원에서의 조정은 일반적인 합의가 아니라 대법원 확정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즉 더 이상 항소도 하지 못하고 합의한 내용대로 사건이 종료되는 것이다.

만일 본인이 공공임대 주택 관련 분쟁에 중심에 있다면 정치적인 해결보다는 사법절차를 통해 권리를 주장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