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 토지매입 – 계약 후 7년 후에야 계약금을?

얼마 전 설 연휴 부모님댁에 모인 자녀들은 기가 막힌 이야기를 들었다. 부모님 땅이 7년 전 가격 즉 약 반값에 어떤 지역주택조합에 넘어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부모님은 이미 연세가 많으셔서 다투기보다는 그냥 넘겨주자고 하시는데, 자녀들 입장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하기만 하다. 결국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건설부동산 분야에 전문 경험이 있는 변호사를 찾아다니다 좋은 소식을 듣게 된다.

비록 변호사 수임료를 내야 하지만,

10억에 가까운 기대수익을 낼 수 있다면 해볼 만하지 않으십니까?

이 이야기가 빈말로 들리지 않았다. 결국 자녀들은 지난주 우리 법인에 사건을 의뢰하였다.

19.02.28. 사진1111.jpg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서울시 동작구(국립현충원, 흑석동) 인근에 모 지역주택조합이 땅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우리 의뢰인이 해당 지구에 지주로 모 지역주택조합과 토지 매매계약을 진행했다. 조합은 지주들에게 5%의 약정금을 지급하고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5%의 약정금은 그냥 소유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지주들은 손해 볼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소위 핫플레이스로 소문이 난 이 인근은 계속 시세가 올랐고 약 7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땅값이 올랐다.

그런데, 우리 의뢰인의 경우 2011년도 조합과 계약을 한 뒤 7년간 아무런 소식이 없어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던 차, 갑자기 작년 11월 조합이 의뢰인에게 계약금으로 1억 조금 넘는 금액을 입금한 것이다. 그런데 7년 전 11억 원 정도이던 땅은 현재 20억이 넘는 금액이 되었고, 조합은 그간 일언반구 없다가 시세에 절반가량의 돈만 지급하고 땅을 매입하게 된 것이다.

물론, 조합의 입장을 보면 일견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다. 2011년도 계약을 진행하고 바로 사업이 진행되었다면 수년 이내 계약금을 지급할 수 있었겠지만, 사업이 원활하지 않아 이제야 대금을 지급하게 된 것이며, 과거 토지매매 계약서의 약속대로 계약금을 지급했으니, 땅을 넘겨 달라는 것인데, 이렇게 보면 잘못된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계약의 묵시적 해제

사실 우리 법인에는 이와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재건축 조합 사례이다. 조합이 매도청구를 진행했고 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되었는데, 대금을 계속 지급하지 않다가 10년 뒤 매도청구 대상에게 대금을 지급하고 이주하라고 요청한 경우가 이와 유사한 사건이다. 10년 매도청구 시 판결이 확정된 대금으로는 매도청구 대상은 인근에 전세도 구할 수가 없었다.

이 사건과 현재 의뢰인 사건의 차이점은 한쪽은 재건축 사건에서 판결이 확정된 경우이고, 우리 의뢰인은 지역주택조합 사건에서 확정판결이 아닌 계약서만 있는 경우가 그 차이이다. 그런데, 이 사건은 판결이 확정된 경우보다 훨씬 쉬운 사건이다. 기판력 효력을 뒤집는 것이 보통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19.02.28. 사진22.jpg
법무법인 정의 강동원 대표 변호사

이 사건을 다른 비유를 들자면

홍길동 씨가 1억에 집을 구매하는 계약을 했는데, 약 7년간 매매 대금을 지급하거나 연락도 하지 않고 있다가 7년 뒤 2억이 넘는 시세의 집을 1억만 지급하고 매입하려는 상황이다. 이는 누가 보더라도 상식에 어긋난 행위인데 이를 법리적으로는 “묵시적으로 계약이 해지되었다.”라고 표현한다. (이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이 사건에는 또 한가지 가능성이 있다.

보통 지역 주택조합의 경우 토지 매입 시 직접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반적으로 업무대행사를 통해 토지 매입을 진행하고 업무대행사는 대가로 상가 분양권을 얻거나, 업무대행 수수료를 받기 마련이다.

우리 의뢰인 사건 역시 토지 계약서의 매수인이 업무대행사로 되어 있다. 그런데, 실제 토지 계약금은 지역주택조합이 입금을 했다. 즉 매수인이 아닌 제3자가 입금을 한 것이다. 이런 경우 보통 지역주택조합이 처음 거래하던 업무대행사가 아닌 다른 업무대행사와 현재 거래를 하고 있는데, 과거 업무대행사가 계약한 토지 거래의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지역주택조합이 직접 대금을 지급하고 거래를 하는 경우가 있다.

조합 입장에서 업무대행사가 바뀐 건 지역주택조합 내부 사정이로 우리 의뢰인과는 관계없는 일이며, 우리 의뢰인 입장에서는 매수인 자체가 다르므로 계약의 효력 자체가 없다고 보아도 된다. 따라서, 우리가 계약의 무효를 주장해볼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조합의 반응은 보통 2가지로 압축이 된다.

  1. “그럼 시세대로 합시다.” 이 경우 감정평가를 해서 시세대로 지급하게 된다.
  2.  만일 현재 95% 이상 토지매입이 된 상태라면 “매도청구” 소송을 진행할 것이다.

그런데, “매도청구” 소송을 하면 다시 감정평가를 해서 현재 시세를 반영한 금액을 반영해야 한다.

19.02.28. 사진3333.jpg

어떤 경우이든 우리 의뢰인이 계약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면 조합이 설사 (법리적 용어로는 “가사”) 계약이 무효라 하더라도 시세를 조정해서 매입하겠다든지, 매도청구 소송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 사건의 경우 우리 의뢰인이 억울한 사안이기 때문에 소송을 하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조정이 될 것으로 본다.

이번 사건처럼 토지 소유주가 어르신인 경우 억울하게 시세에 못 미치는 금액에 토지를 넘기는 경우가 빈번히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만일 본인이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관련 자료를 가지고 전문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기대 수익을 (권리를) 찾는 것이 좋겠다.